본 연구는 STEM 분야 여성 인력의 경력 단절, 이른바 ‘새는 파이프라인’ 현상에 대응하여, 조직 내 다수 집단인 남성 과학기술인의 육아휴직 이용이라는 행태적 신호가 여성의 장기근속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였다. 여성 본인의 제도 이용에 집중한 기존 연구와 달리, 대표관료제이론과 신호이론을 상호보완적으로 원용하여 남성의 행동 변화가 여성장기근속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였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분석에는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실태조사」의 2010~2022년 패널자료(5,064개 기관)를 활용하였으며, 역인과를 완화하기 위해 설명변수와 조절효과 변수에 1년 시차를 적용한 이원고정효과 모형을 추정하였다. 분석 결과, 남성 육아휴직 이용의 신호 효과는 제도적 기반이 갖춰진 공공・대기업에 한정되어 발현되었고, 공공연구기관과 대기업을 분리하면 이러한 효과가 사실상 공공연구기관에서 기인함이 확인되었다. 또한 여성 관리자 수와 여성 인력 규모로 측정한 상징적・소극적 대표성도 장기근속을 유의하게 견인하였다. 이는 여성 지원 정책의 초점을 개인 보호에서 조직 규범의 전환으로 이동시킬 필요와 기관 유형별 차별화된 정책 설계의 중요성을 시사한다.